기 고 문 대한한약협회 회장 이 계 석 한약업사는 보건의료인이 절대부족하던 시절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따라 산 간 오벽지에 배치되어 국민보건향상을 위해 그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 음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한약업사는 허준선생의 후예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민족의약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사가 대거 배출되고 한약사 제도 시행과 더불어 한약사가 탄생하면서 지난 83년 이후로 사실상 한약업사 제도의 사문화로 인해 후배들의 배출이 중단된데다 영업소 이전 제약 등 현 실 성 없는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의료시설이 절대부족하던 194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국민보건의 일익을 담당한다는 미명하에 산간 오벽지에 배치돼 희생을 강요당해온 한약 업사는 이제 국민과 국가와 의료·보건관련단체들로부터 존중과 존경을 받아 야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 그동안 국민보건향상을 위해 헌신해온 한약업사의 발목을 잡는 제도적인 문 제점 가운데 하나는 '한약업사 영업소 이전에 대한 규제'일 것이다. 수십여년전 한약업사의 영업소 이전을 규제할 당시에는 여건상 의료취약지 역 이 많아 무의약면의 국민건강을 위해 부득이 영업소 이전을 제한한다는 정 부 방침에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예컨데 지난 83년 이후 한약업사의 배출이 사실상 중단된데다 이제는 산간 오 벽지에도 보건소와 병·의원이 들어서 무의약면이 없어진 현실에서 한약업사 의 영업소 이전을 규제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특별한 법률적 예외규정으로 인해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할 자유권의 하나 인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는 2천여 한약업사들이 과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국민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사실상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으로 서울로 주거지를 이전하려해도 '약사법 시 행규칙 제52조(한약업사의 영업소 이전) ①항(한약업사가 그 영업소(이 하 "한약방"이라 한다)를 이전하고자 하는 때에는 제51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지역을 관할 하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한약방을 이전할 수 있다. 다 만, 관할 구역을 달리하는 지역으로 이전하고자 하는 때에는 이전하고자 하 는 지역의 관할 시·도지사가 한약사·한약업사 수급조절상 필요하다고 인정하 는 경우에는 이를 허가할 수 있다)'에 묶여 한평생 천직으로 알고 몸바쳐 온 '한약방'을 그만두지 않고서는 이전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더 이상 설득력과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한약업사 영 업소 이전 제약' 등 불합리한 제도를 과감히 개선하는 소신있는 정책이 필요 할 것이다. 둘째로, 양방의 경우 의사와 약사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듯이 한방도 규제개혁차원에서 과감히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통합해야 할 것은 통합해야 한다. 현재 한방의 경우는 과거 정부의 잘못된 한방정책으로 인해 한의사, 한약업 사, 한약사, 한약조제약사(약사가 겸함)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 국민들의 혼란 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 주어진 업무 영역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그 주어진 조제 영역 안에서 한약을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할 것이다. 특히, 지난 83년 이후 한약업사의 배출이 중단된 가운데 93년 한약분쟁의 산 물로 태어난 한약사는 그 탄생 배경이 다소 다를 수 있지만 현행 약사법에 따 라 한약 처방을 통해 국민건강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과 한의사의 처 방 전에 따라 한약을 조제(한약사) 또는 혼합판매(한약업사)할 수 있다는 업무 의 유사성을 비교해 볼 때 한약업사와 맥을 같이한다 해도 무방하다할 것이 다. 따라서 한약업사와 한약사를 통합하여 현행 100개 처방으로 묶여 있는 한약 사의 조제영역을 ཇ개 기성한약서 범주내에서 첩약행위'를 할 수 있도록하 는 방안이 정부의 한방정책차원에서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셋째로, 현실적으로 한약업사의 한약사로의 전환이 불가능하다면 한약업사 를 한지한의사나 한시한의사로 전환하거나 또는 의료유사업자에 포함시키 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1940∼50년대 농어촌 지역에 의료시설이 절대 부족했던 시절, 한약업사 는 산간 오벽지에 배치돼 한의사의 역할을 대신해오면서 약화사고 방지를 위 해 관행적으로 4진(맥진 시진 촉진 문진)과 더불어 침시술행위까지 해왔던 사 실로 미루어 볼 때 한지한의사나 한시한의사로 전환하거나 의료유사업자에 들어갈 충분한 자격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약업사는 오랜세월 동안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간 추진해오고 있는 숙원사업들이 관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 한의약의 발전과 국민건강 및 보건향상에 기여해온 공로 를 보상하는 차원에서라도 국가와 관련단체로부터 소외받고 있는 한약업사 들 이 숙원하는 업권사업을 정부가 소신을 갖고 발벗고 나서서 해결해주는 것 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