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함유 탈크로 만들어졌을 우려가 있는 의약품 1122개 제품이 판매·유통 금지돼 혼란이 이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청 이 12일 간질 치료제 등 대체품을 구하기 어려운 11개 의약품에 대한 판매·유통 금지 조치도 다음 달 8일까지 유예한다고 결정했다.
식약청은 지난 9일 판매·유통 금지 대상 1122개 의약품을 발표하면서, 일부 고혈압약과 알레르기 치료제 등 대체재를 구하기 어려운 11가지 제품은 30일간(5월 8일까지) 시간적 여유를 둔 다음 판매·유통 금지하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9일 즉각 유통 금지된 품목 중 간질 치료제로 쓰이는 최면진정제 등도 대체재를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식약청은 11일 6가지, 12일 5가지 등 총 11가지 제품을 판매·유통 금지 유예 명단에 추가시킨 것이다.
이로써 다음 달 8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유통될 의약품은 총 22가지로 늘어났다.
추가된 11가지 제품은 ▲하나페노바르비탈정(하나제약·간질치료용 최면진정제)·뉴젠팜페노바르비탈정(뉴젠팜·간질치료제) ▲디스토시드정(
신풍제약·디스토마구충제) ▲케이콘틴서방정(한국파마·칼륨보급제) ▲트리헥신정(태극제약·
파킨슨병치료제) ▲베니톨정(
광동제약·치질치료제) ▲유로시트라케이10mEq서방정(한국팜비오·결석치료제) ▲타스나정(넥스팜코리아·소화기질환치료제) ▲광동레바미솔정(광동제약·항암제) ▲메네스정(동구제약·메니에르증후군치료제) ▲베렐란서방캅셀120㎎(
근화제약·심장질환치료제)이다.
이날
보건복지가족부 와 식약청은 탈크가 들어간 의약품을 교환·환불받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약을 구입한 약국에서 교환·환불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병원 의사에게 처방을 받은 약품 중 금지 품목이 있을 경우엔 환자들이 병원에서 무료로 추가 진료와 새 처방전을 받을 수 있다. 약국의 반품·교환비용은 제약업체가, 병원 추가 진료비는 건강보험공단 이 부담한다.
교환·환불과 관련한 문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1644-2000)이나
복지부 콜센터(국번없이 129)로.
[오윤희 기자 oyounhee@chosun.com ]
대체약 없는 11종 뒤늦게 허용 … 갈팡질팡 식약청
[중앙일보] 2009년 04월 13일(월)
[중앙일보 김은하] 석면 오염 우려 약품과 관련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오락가락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대체 약이 없는 약을 판매 금지했다가 취소하는가 하면 건강보험 적용 중지 시점을 금세 바꿨다.
식약청은 11일 6개 약품의 판매 금지를 다음 달 8일까지 유예했다. 12일에는 광동레바미솔정(
광동제약) 등 5개를 추가했다. 이들 약은 대체 약이 없기 때문에 어떤 병원은 처방했고 다른 데는 처방하지 않는 혼란이 벌어졌다.
<본지 4월 11일자 10면> 당초 판매 중지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대체 약이 없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가 이틀 만에 방침을 바꾼 것이다. 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과
유무영 과장은 “판매 금지 전에 미처 시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9일 오후 판매 금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 약을 처방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0시로 소급해 적용했다. 병원들이 “모르고 처방한 것까지 책임지라는 건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그러자 11일 건강보험 중지 조치의 적용 시점을 10일로 바꿨다.
약을 이미 구입한 소비자에 대한 환불방침도 뒤늦게 마련했다. 처방 없이 구입한 일반 약품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약국에서 교환·환불해 준다. 병원 진료 후 처방에 따라 산 약은 ▶약국에서 석면을 제거한 새 원료로 만든 동일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약사가 의사의 동의를 얻어 같은 성분의 다른 약으로 조제해 주기로 했다. 다시 처방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진찰비와 조제비는 무료다.
한국제약협회는 12일 성명서에서 “정부가 정한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감당키 어려운 타격을 입게 돼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식약청의 조치로 큰 피해를 본 10여 개 제약사가 13일 회의를 열어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