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행락철을 맞아 국립공원 청송 주왕산과 영양
일월산의 약용식물과 희귀목이 외지인들의 불법채취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일부 전문꾼들은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난 하천에서 쏘가리와 다슬기 등을 싹쓸이하다시피 잡아 생태계 파괴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피서철이 다가오면 외지 관광객들까지 불법 채취·어로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왕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와 주민들에 따르면 등산객을 가장한 전문꾼들이 전기톱까지 휴대해 주왕산과 일월산 일대의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약용식물인 느릅나무와 옻나무, 오갈피 나무 등을 마구잡이로 불법 채취하고 있으며, 분재용으로 팔기 위해
희귀식물까지 굴취해 밀반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산지역은 등산로 부근에서도 껍질이 벗겨져 하얗게 몸체를 드러낸 채 고사한 약용식물이 눈에 띄고 있으며, 분재용으로 굴취된 나무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몇 해전까지만 해도 마을 인근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던두릅·가시오가피 등은 무분별한 채취로 자취를 감췄다.
주민 김모씨(53·청송군 부동면)는 "일부 전문 도벌꾼들이 주왕산의 헛개나무 등 약용식물을 전기톱을 이용, 무분별하게 채취하고 있다"며 "최근엔 대도시의 일부 한약재 상인들이 현지 주민들에게 약용식물의 불법채취를 의뢰, 대규모로 반출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하천이 말라가면서 영양군 반변천과 청송군 용전천 일대에서는 불법 어로 행위가 극성을 부리면서 다슬기와 쏘가리가 남획되고 있다. 유수량이 줄어들면서 쏘가리 등 고급어종들이 물이 고인 웅덩이로 모여들자 대낮에도 버젓이 불법 어로행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전문 남획꾼들은 납덩이를 매단 특수그물로 땅바닥을 훑어 다슬기의 씨까지 말리고 있다.
주민 조모씨(57·영양군 입암면)는 "약용식물과 희귀목을 채취하면 하루 20만원 이상의 수입이 보장되는데다,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아도 1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주민들도 불법 채취와 어로에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