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개정 이후…‘한방분업’ 현안대두 전망

한의계, 저지위한 명분 미약-한약사회, 정부 압박 거세질 듯

“이젠 한방의약분업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한약사국가시험 응시자격이 ‘한약학과를 졸업하고 한약학사학위를 취득한 자’로 강화된 약사법 제3조의2가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 국회본회의를 극적으로 통과된 후 한의계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이번 약사법 일부개정안(대안) 국회 통과로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이 강화됐고, 한약사회가 법정단체로 설립되게 됨으로써 약사와 완전 분리되는 계기를 맞았지만 한의사들은 다가올 일(한방의약분업ㆍ첩약보험급여 등)들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의계 일각에서는 “한약사를 한의사로 전환해 ‘한방분업’의 근거를 없애야 한다”는 성급한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한약재는 양약과 달리 생산체계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기후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달라지며 특히 채취시기에 따라 역가 달라지는 등 한약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못하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또한 한의사의 처방전을 받아 한약을 조제할 한약사의 수가 1000명에도 크게 모자라는 상태에서 한방의약분업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성급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약사들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한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한방의약분업은 정부가 도입하려고 해도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가 분업을 실시한다는 분명한 의지를 갖고 향후 일정을 마련해 이를 이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돼야 한방의약분업시행에 필요한 법적근거 마련 및 한약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방의약분업은 결코 늦출 수 없는 과제”라며 “한약사회가 법정단체로 거듭나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에 내부 정비를 끝내는 대로 구체적인 입장이 표명될 것으로 안다”고 밝혀 한방의약분업에 대한 한약사회의 관심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한의계의 ‘뜨거운 감자’인 한방의약분업은 한의사들의 뜻대로 풀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한약사를 한의사로 전환하는 문제도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한약재의 생산ㆍ공급 시스템을 문제 삼아 마냥 늦추기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복지부는 이미 대한약전 생약규격집에 수록된 518종 한약재 모두를 규격한약품으로 생산한다는 원칙을 마련하고 점진적으로 규격품목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의사는 분업이 될 경우 파트너로 한약사만을 생각하고 “분업을 논의하기에는 한약사인력이 너무 적다”고 얘기하지만 2만7000명에 달하는 한약조제약사 역시 한방분업을 ‘강 건너 불’ 보듯 방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방의약분업은 시행계획을 마련하는 순간부터 또 다른 직능간 분쟁의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2005-07-01 13: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