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업사 지식ㆍ경험 계승돼야…”

정두채 소장, 연구과제 통해 “한약사ㆍ한약업사 기능 통합”제안




주재승기자/jsju@koreamnews.com

한방의료 및 한의약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인력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현행 한약사제도 개선을 통해 한약 및 한약재를 취급하는 전문 인력과 이들의 기능을 보완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남서울대학 보건의료개발연구소 정두채(소장ㆍ보건학박사) 책임연구원팀은 용역연구과제인 ‘한약취급인력 관리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 “한약업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ㆍ경험ㆍ경륜이 후대에 계승될 수 있는 계기와 기전의 마련을 위해 한약업사제도의 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처럼 제안했다.

정 소장은 “한약재와 한약을 취급하는 한약업사는 오랜 경험을 통해 한약과 한약재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쌓았으며 한약의 혼합이나 조제에 있어서는 한의사 못지않은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 인력으로 인정된다”며 “한약업사들이 보유한 한약 및 한약재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 경륜이 후대에 계승되지 못하고 소멸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의학인 한방의료와 한의약산업의 기반이 되는 귀중한 가치의 하나를 상실하는 것이 되며 현재 예견되지 않는 미래의 역질 발생에 대처해 국민보건에 유익한 의약품이나 우수한 고유 한약재의 보존, 개발기회를 저버리는 과오가 될 수 있다”고 현행 한약취급인력 관리제도의 문제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 소장은 또 약사법에 근거한 한약업사자격 허가제도와 관련, “입법 당시 의료취약지역인 무의약면에 한해 한약업사를 배치하려는 취지에서 법제화된 것으로 이해된다”며 “그러나 이 규정은 1980년대에 이미 무의약면이 해소됐기 때문에 존재 이유가 없는 규정이 됐으나, 한약업사허가지역 범위의 제한은 한의사, 한약사, 한약조제약사 등 다른 직역의 면허ㆍ자격에 비해 평등성원칙을 위배하는 규정”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 한약업사의 영업소이전을 규제하고 있는 규정 또한 무의약면이 사라진 현실에서는 실효성이 전혀 없는 규정이고, 유사직능인 한의사, 한약사의 영업장소 규제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평등성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약업사의 영업장소 이전을 제한하거나 허가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영업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라며 “따라서 한약업사제도의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모순적인 법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한약업사제도 폐지는 신규로 한약업사를 허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서, 기존 한약업사가 모두 자연 도태되는 때에 약사법시행규칙 제51조(한약업사의 허가지역) 규정 폐지가 마땅하다”며 “그러나 만약 적극적으로 한약업사와 한약사의 기능을 통합하는 방법으로 개선한다면 통합 시점에 규정을 폐지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약업사의 자격과 기능을 규정한 약사법규를 개정함으로써 한약업사제도가 개선돼 우리나라 한의약산업발전과 우수한 전통한약이 계속 보존, 활용되고 한약업사들이 보유한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 계승되도록 관계기관이 긍정적으로 협력할 것을 제언했다.

정 소장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지금까지 무의약면을 중심으로 보건취약지역 주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온 한약업사들의 공로를 기리는 보은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전통적인 민족 고유기능보유자로 예우하는 방안이나 공로가 큰 한약업사들을 표창 또는 포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한약협회(회장 이계석)는 이같은 내용의 용역연구 내용을 근거로 오는 27일 국회도서관 지하1층 강당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2005-09-02 10:4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