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 DNA검사 불가피 전망"

러시아산 녹용 '원용-엘크시비'…한의협, 녹용유통 개선 추진

주재승기자/jsju@koreamnews.com

한의사들이 출자해 만든 한약재제조 및 유통회사가 러시아 고르노알타이에서 수입한 녹용에 대한 원용 진위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가 녹용구매시 원산지와 사슴품종, 그리고 DNA 검사필증을 확인할 것을 전국 한방의료기관에 공지했다.

문제의 발단은 일선한의사가 한의유통사업단이 고르노알타이에서 수입해 한방의료기관에 공급한 녹용(원용)에 대해 DNA검사를 실시한 결과 북미에서 서식하는 엘크 녹용성분이 검출됐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이 한의사는 한의유통사업단에서 공급한 문제의 녹용이 광우병 파동으로 수년간 국내 반입이 금지돼있는 엘크의 것이라면 이는 정상적인 경로로 수입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의유통사업단이 고르노알타이 정부에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해명을 촉구하자 고르노알타이 정부는 러시아녹용 대다수가 마록이지만 사슴들이 이동하면서 다른종이 유입됐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같은 가능성을 입증하는 각종 자료를 한국측에 제공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한의계 내부에서 러시아 녹용(원용) 진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한의협이 진상조사에 나서 다양한 자료를 검토했으나, 가부간의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고 대신 향후 녹용구매과정의 메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회원들에 공지했다.

한의협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한방의료기관에 유통(사용)되고 있는 녹용의 안전성과 품질향상을 위해서 모든 한의사가 녹용의 구입시 원산지와 품종의 표시기재사항 및 DNA 검사필증이 있는 녹용을 구입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의협은 향후 대회원 홍보활동을 적극 펼치기로 하는 한편 빠른 시일내에 한방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는 녹용을 무작위 선정해 원산지와 품종 및 DNA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한의협은 제조업소 및 유통업체에 대해 한의사에게 녹용의 판매시 반드시 원산지와 품종을 기재하고 DNA 검사된 것만을 제공하도록 협조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녹용 판매시 원산지와 함께 품종의 표시기재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

한편 한약재 시장에서는 '러시아산→원용' '중국산→깔깔이' '북미산→엘크' '뉴질랜드산→뉴자' 등으로 호칭하는 등 산지는 곧 사슴품종이라는 등식이 통용돼왔다. 이에 따라 이번 러시아산 녹용의 DNA검사결과 엘크성분이 검출됐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앞으로 녹용유통은 '산지→품종'이라는 관행에서 품종을 확인하는 DNA검사에 따른 품종확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05-12-02 09:4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