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용한약재 ‘사후관리’ 시급

의약품전용, 생산농민 반발…식약청 인력부족 탓 되풀이




주재승기자/jsju@koreamnews.com

수급조절대상 품목인 한약재가 식품용으로는 무제한 반입돼 국내한약재생산농가에 피해를 끼치고 있으나, 정작 행정당국의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약재수급조절위원회가 2006년도 하반기 수급조절대상품목으로 선정한 한약재는 구기자, 황기, 지황 등 11개 품목 2700톤 규모.

그러나 한약재 생산농민들은 일부 품목의 경우 수급조절품목인데도 식품용으로 무제한으로 반입돼 의약품으로 전용되고 있다며 수급조절용 한약재 수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열린 수급조절위원회 소위원회(위원장 최용두)는 생산농민들의 이같은 우려를 반영, 국내 생산시기가 겹쳐지는 구기자와 천궁은 반입을 유보했고, 황기와 시호는 수입을 요청했던 한약제조협회(회장 조규태)와 생산자 단체인 한국생약협회(회장 엄경섭)가 국내 재고량 등을 고려해 협의한 후 반입여부를 최종 결정하도록 했다.

수급조절위원회가 국산한약재 보유량 실태조사를 위해 지난 6, 7일 청양과 화순, 고흥, 청양, 제천 등지를 방문했을 당시 일부 생산자는 “수급조절품목이 이미 식품으로 수입돼 (의약품)한약으로 전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료용으로 해당 품목을 수입하는 것은 농민입장에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한약재는 의약품, 식품용 두 가지 행태로 반입되며, 의약품용은 수입할 때마다 잔류농약과 중금속 등 까다로운 검사를 거쳐야 하지만 식품용은 한번 수입허가를 받으면 1년에 한 번만 간단한 검사를 받는다.

또한 수입허가도 쉬워 식품용으로 반입된 한약재가 의약품용도로 전용되는 사례는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사후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인력부족을 이유로 현장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단순한 서류검사로 대체하는 실정이다.

특히 식품용으로 반입된 한약재가 의약품용도로 전용되고 있다는 여론이 높은데도 매달 수입되는 식품용한약재와 수입업소 등을 한약관련단체에 통보하고 “식품용이 의약품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안내에 그치고 있어, 자신들이 할 일을 관련단체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한약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약품뿐만 아니라 식품용한약재에 대해서도 수입시 엄격한 검사를 통해 일단 안전성이라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며 “항후 식품용한약재에 대한 엄격한 사후관리로 이들 약재의 유통경로를 투명하게 밝히는 노력이 없다면 식품용한약재의 의약품으로의 전용은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2006-07-18 12:0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