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효능ㆍ효과 등 명시해야 의약품
대전지법, 약효가 있다 표방된 경우만 약사법 규제대상


손상대 기자, news@mediphar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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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라도 효능ㆍ효과, 용법, 용량 등이 명시돼 있어야만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와 의약품의 계념정립에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방의료기관 등지에서 질병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규격화된 한약재가 ‘의약품’이 아니라는 판결은 향후 규격 한약재 관리 및 유통에도 커다란 혼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법원의 이같은 판단은 한약재를 의약품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규격 및 효능, 효과 등을 정확히 명시하는 등의 절차가 시급히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전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판사 정갑생)는 지난 10일 식품제조가공업을 하는 피고인 조모씨(약선마을 대표)에 대한 ‘약사법위반’ 항소심에서 “한약재는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의 진단, 치료, 경감, 처치 또는 예방목적으로 사람 또는 동물의 구조 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주기위한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혹은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경우에 한해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번 사건 한약재의 경우 포장된 봉투에 단지 품목, 생산지, 생산자, 주소, 중개인, 중량, 유통기한, 제조번호 등이 표시돼 있을 뿐 사용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표시가 없어 이를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 벌금 300만원을 판결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의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한약재가 피고인의 가게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상태로 진열돼 있지 않았고, 피고인은 구입한 한약재를 재료별로 별도의 용기에 담아 정리, 보관하고 있던 사실 등은 피고인이 이 한약재를 판매하기 위해 취득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법원판결 내용이 알려지자 한약조제약사회(회장 박찬두)는 “그동안 보건소와 식약청, 경찰, 검찰 등에서 규격화된 한약재는 의약품이라고 약사법에 근거도 없이 약사들을 단속했었는데 모두 남용이었음이 밝혀졌다”며 “한약재는 약사법에서 의약품(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인정받은 것이 한 품목도 없으며 약사법에서 의약품과 식품, 농산물로 구분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조약은 이어 “선배약사들이 약사법에 근거도 없이 후배약사들의 한약취급권을 한의사들에게 빼앗긴 것을 아쉽게 생각하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후배약사들에게 한약취급권을 돌려주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앞으로 약사법에서 한약재를 의약품과 식품과 농산물로 품목별로 구분하는 규정을 만들어 일반의약품이나 식품, 농산물로 분류되는 한약재는 약사들이 무제한 취급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법원판결은 중의사자격을 가진 피고를 위해 대한중의사협회 한약조제약사회가 공조관계로 협력하면서 이끌어낸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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