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부작용 진위여부 당장 가리자"
수지침학회 VS 한의협 2차 공방 도화선 점화


손상대 기자, news@medipharmnews.com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한약 부작용’문제가 양,한방 간의 대립에서 고려수지침학회(회장 유태우)와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엄종희)간의 충돌로 비화되고 있다.

더욱이 '한약부작용'문제는 단순한 감정적 대립이 아닌 부작용의 유무를 밝히느냐 못 밝히느냐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국민들의 관심 또한 집중되고 있는 것.

한의협은 지난 9월 5일 한약부작용과 관련된 광고 내용을 문제 삼아 유태우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데 이어 최근 발행된 책자 내용 중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한의협 '한의학발전과국민건강수호위원회(이하 한수위)'는 "수지침학회의 유태우 회장이 '한방약 부작용의 실상'이란 책자를 제작, 전국 보건소에 일괄 배포한 행위에 대해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한수위는 성명서에서 "수지침학회 유태우 회장은 한약 및 한의사들을 비방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에 보건신문과 전통의학신문 등에 ‘한약사용 주의하세요’라는 광고를 게재해 허위, 과장 광고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 당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또한 자신이 사주로 있는 보건신문의 기사를 통해 ‘한약효과 미미하면서 부작용 심하다’ 등의 내용으로 보도해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정정보도 및 반론보도 명령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수지침학회는 수지침이란 민간치료요법을 수행하는 불법임의단체로서 수지침 관련 강의와 책자를 발행, 판매해 영리를 취득하고 있으며, 한의약에 대한 허위 기사, 부당 광고, 한의약 음해 책자 발간 등을 통해 한의약을 폄하하고 한의사들을 비방함으로써 그 반대급부를 노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한수위는 한의학과 한약을 폄하하고 음해하려는 세력과 단체들의 그 어떤 불순한 의도나 시도에 대해서 한수위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대응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에 대해 고려수지침학회측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한 것에 대해 한의협이 고맙다는 말은 못할망정 오히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진실을 밝히는데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과학적으로 검증된 양약의 경우도 효과에 따른 부작용이 있고, 이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표기하는데 과학적으로 검증도 안 된 한약은 이러한 표기조차 없다”며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부작용은 국민들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이어 “현재도 수많은 사람들이 한약으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이러한 과학적 검증 절차가 없다보니 모두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독성, 농약, 중금속 등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 부작용 유무를 공개적으로 가리자”고 촉구했다.

학회는 특히 “일본 등은 한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소송 때문에 수 억 원의 피해보상까지 하고 있는 실정인데 우리나라는 도리어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치료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발간 된 책과 관련해서는 "한약을 믿고 먹는 환자들에게 한약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 출간하게 됐다"면서 "한약 문제는 정부가 먼저 책임질 사항이며, 위험한 한약을 계속 (국민들이)먹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이와 함께 “선진국 등에서 연구한 결과에서는 한약의 자연독성까지 문제 삼고 있다”면서 “세계화 국제화를 부르짖는 한의협은 한방약 부작용의 실체를 밝히고 이제라도 국민건강을 기만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태우 회장은 지난 4월 29일 광운대에서 열린 제18회 한일고려수지침학회학술대회에 참석한 8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87.1%가 부작용을 경험한 반면 한약의 효과를 봤다는 응답은 12.1%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함으로써 한의약계와 심한 마찰을 빚었다.

유 회장은 또 최근 자신이 저술한 '한방약 부작용의 실상'이란 책자를 통해 "전국 지회을 방문한 회원과 일반인 1,115명을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약부작용은 91.4%로 나타나 1차 설문 때보다 (한약부작용이)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약부작용 문제 제기는 수지침 학회 뿐만 아니다. 지난해 소비자보호원 등도 이 문제를 공식 제기했으며 지난 16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자 한의협은 이를 발표한 의원 측에 대해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날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시중 유통 일부 한약재 및 한의원 제조 한약에서 수은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한의협 측은 즉각 “사실왜곡”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의협의 주장에 대해 정 의원 측은 “한약에 중금속 성분이 함유돼 있어 국민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문제의 본질을 보지 않는 것”이라며 “(한의협)은 오히려 반성부터 하고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협회차원에서 적극 검토하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약재 부작용 문제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국감에서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예견된 것처럼 이날 국감에선 한약재 문제가 고가한약재인 ‘녹용’의 진위여부와 가격형성과정의 타당성 문제로까지 확대될 전망이어서 녹용파문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서 한약에서 중금속 등 위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한의협과 마찰을 빚은 정화원 의원 측은 이번 식약청 국감에선 한약재 관리감독 문제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져 국감기간 내내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의약 부작용 문제는 16일 국감에서 정화원 의원이 복지부의 전반적인 실태조사 결과를 오는 27일까지 요구한 상태여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