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생산단계서 의약품으로 구별 관리해야_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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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단계서 의약품으로 구별 관리해야

유통구조 일원화로 품질 보장 … 식약청, 2010년 우수한약관리기준 시행




'한의약'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의료행위와 한약의 생산 가공 제조 등 한약학 기술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정부는 지난 2003년 한의약육성법을 제정해 기존의 한방 한의학보다 넓은 의미로서 '한의약'을 규정했다. 21세기 들어 인구 고령화와 만성·퇴행성 질환의 증가, '삶의 질'에 대한 욕구증대 등으로 한의학과 한약이 기존 서양의학의 대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산지의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국화과의 식물인 삽주의 뿌리는 백출이란 한약재로 쓰인다. 효능은 감기와 위장염, 부종 등에 사용된다.




2003 년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식품용으로 수입된 백출의 양은 1520톤이며 의약품용으로 수입된 양은 327톤이다. 하지만 실제 의약품으로 사용된 추정치는 2604톤이며, 국내산 백출의 의약품용 유통량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식품용으로 수입된 백출이 의약품 용도로 전용 유통되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정상 의약품을 사용하는 한의원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며 "식품용도로 수입된 한약재는 의약품으로 수입된 한약재와 달리 수입에 따른 엄격한 품질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식품용으로 수입된 한약재가 국산 의약품용 한약재로 둔갑한 꼴이다.




◆한약재 유통량 정확한 통계가 없다 = 식품과 의약품 용도로 수입된 한약재는 일단 통관과 검역을 거치기 때문에 수입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된 한약재의 생산량과 판매량 소요량 등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양이 의약품으로 전용되고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품질관리는 커녕 현황파악도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한약전 및 한약규격집에 수록된 520종의 한약재는 국산이나 수입에 상관없이 한약규격제도 대상품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약제조업소에서 일정한 규격에 따라 제조되는 품목은 159종에 불과하다. 나머지 품목은 한약재 생산농가가 자가규격에 따라 판매업소를 통해 유통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한약관리팀 김기만 사무관은 "현재 한약재는 제조업소에서 규격품으로 제조돼 도매와 판매를 거쳐 일선 한방의료기관으로 유통되는 경우와 생산농가에서 직접 도매업소나 한방의료기관으로 유통되는 경우 모두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유통구조가 이처럼 복잡하고 다양하다보니 한약재 규격화와 품질관리 등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는 국산 한약재 생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농림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수입한약재를 국산한약재와 혼입하거나 식품용 한약재를 국산한약재와 섞어 판매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국산 한약재 생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국산 한약재 신뢰도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처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데는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생산관리시스템이 없는 점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의계는 "한약재의 유통체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엄선된 한약재를 사용하는 한의원도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한약재살리기운동본부 권희대 사무총장은 "2001년부터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한약재 품질인증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한약재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미흡하며 품질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부실하다"고 말했다.




◆수입의약품 품질검사 제대로 해야 = 의약품제조업소가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수입한 한약재에 대한 품질검사는 면제된다.




수입의약품등 관리규정은 의약품제조업소가 당해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수입하는 한약재에 대해서는 품질검사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제조업소는 시설과 인력부족 등으로 자가품질검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제조업체가 수입하는 한약재에 대해 통관시 품질검사를 면제함으로써 불량 한약재 유통 등 품질관리의 문제점이 노출돼 있다.




현재 양약의 경우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따라 안전성이 보장돼 있다. 하지만 한약재는 제조업소에서 규격화된 한약재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규격과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유통구조 개선 필요 = 한의계는 복잡하고 다양한 한약재 유통구조를 개선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생산→제조(규격화)→도매→소비' 형태로 유통구조를 일원화해 유통 한약재의 품질을 관리하고 관련 업종의 전문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계는 또 생산단계에서 의약품과 식품으로 구별해 관리하고 농협이나 생약협동조합과 같은 생산농가가 제조업 허가를 얻어 수입한약재 혼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사무관은 "식품용과 의약품용 한약재가 섞이지 않도록 각각의 기준을 마련해 기준에 미달되는 한약재의 유통을 막을 방침"이라며 "어느 정도 수준에 맞춰 기준을 정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위해물질 정밀검사대상을 94품목에서 2010년까지 520품목으로 확대하고 2008년 국내선 한약재도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제조업소의 자가품질 검사제도를 2007년에 폐지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한약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품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우수한약재배관리기준(GAP), 우수한약제조관리기준(GMP), 우수한약유통관리기준(GSP) 등 우수한약 관리기준을 마련해 오는 2010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에 정부는 식약청에 한방 관련 전담 조직인 한약관리팀과 한약평가팀을 신설했다. 그동안 한약은 양약 위주의 관리체계에 편입된 상태여서 한약의 특성과 전문성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일본 한약재 관리 =중국은 320여종의 상용 한약재를 1년에 모두 80여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2003년 현재 1360여개의 중약기업에서 중약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중약 수술액은 10억 달러 정도다. 한약재 재배 농민은 한약재를 포장할 수 없고 포장되지 않은 한약재만을 판매하며, 판매허가 회사만이 정부 기준에 따라 포장 판매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 한약재 유통량의 96%가 수입산이다. 한약재 재배농가는 8000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농민은 100% 계약재배하고 있고 제약회사가 구매해 의료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2006-12-08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