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발암물질 한약재 폭로 "또 공방전"
한의계 "어처구니가 없다, 처방전에 사용치 않는 약재"

일본의 다카하시 코세이의 ‘한방약은 효과없다’라는 소책자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부작용 사례 보도자료를 놓고 양,한방이 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2일 의사협회는 한약재 광방기, 방기, 마두령, 청목향 등의 복용 후 암, 신장질환, 유전독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가 보고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의협은 1990년부터 1992년까지 벨기에서 아리스톨로크산 함량이 높은 광방기가 재료로 사용된 체중 조절약을 복용한 100여명의 여성 환자들에게 ‘급성진행성 신장간질 섬유화’를 보이는 질환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근거자료로 제시했다.

특히 의협산하 의료정책연구소 양기화 연구위원은 “아리스톨로크산은 국내에서 흔히 사용되는 광방기, 방기, 마두령, 청목향 등의 한약재에서 검출된 바 있으며, 아리스톨로크산 함유 한약을 복용한 후 신장간질섬유화를 보인 사례가 국내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식약청이 아리스톨로크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중국산 광방기의 수입을 금지시킨 바 있으나 광방기와 분방기의 구분이 어렵고 실제 중국에서 두 가지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어 수입 금지조치의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며 “암과 같은 질환의 경우 만성적인 투여에 의하여 장기간에 걸쳐서 발생하므로 독성이 의심되는 물질은 그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에는 철저히 유통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또 실제로 한약재 독성에 의한 만성 간질성신염(Chinese herb nephropathy) 및 만성경화성 사구체 신염 유발 사례는 국내에서도 보고됐다며, 그 사례로 각각 산모 몸조리용으로 보약을 지어먹은 경우, 개소주 및 한약재를 수개월 복용한 경우 등으로 한약재 독성이 만성신부전증을 유발하거나 기존의 신장이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의심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강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일본 후생성이 2004년 7월 5일 신장암과 유전독성을 유발해 사용을 금지시킨 천초근(Rubia tintorum : 속칭 꼭두서니)의 경우 국내에서 식품첨가물로의 사용을 금하는 조치를 취하기는 했으나, 천초근의 처방을 금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 조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밖에도“국내에서 천초근 및 이를 함유한 푸로스타캡스 캅셀을 수입한 적이 있어 이에 대한 부작용 조사가 필수적이다”라며, “일본의 동물실험에서 신장암과 간암 유발이 밝혀진 이상 기존에 수입된 약재에 대한 처방금지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의계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의계 관계자들은 의협의 주장은 이미 한약분쟁당시 의협이 대 한방 전략으로 제시했던 낡은 자료일뿐더러, 실제로 방기를 제외하고는 처방전에 사용치 않고 있는 약재라는 것이다.

한의협은 최근 ‘불행한 갈등 사태에 대한 상호자제와 해소를 위한 노력 요청’이라는 제하의 공문을 통해 의료계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의협이 대화를 거부하고 더욱 강공으로 선회하자 배수진을 치고 맞대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의협은 의료계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내용을 부풀려 한의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맞대응방침이 굳혀지면 지금까지 수집된 의료계 문제점을 공개해 의료계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나가는 전략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의협은 의협측이 방기가 발암물질을 유발한다고 명시한 것과 관련 "이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며 "(약전)방기는 ‘광방기’와 ‘분방기’로 나뉘며, 현재 수입되고 있는 방기는 ‘분방기(중국에서는 ‘청풍등’이라 칭함)‘로서 발암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쟁과 관련 한국의약품 시험연구소(KOREA DRUG TEST LABORATORY/ 이하KDTL)에 따르면, 현재 ‘광방기’와 ‘청목향’은 수입이 금지된 상태며 ‘마두령’은 지난 2002년 10월에 0.48t이 수입된 바 있으나 현재 수요자가 없기 때문에 사용치 않고 있다는 것.

KDTL 관계자는“약전방기는 지난 2001년 4월 18일부터 정밀검사를 실시한 덕분에 정품 방기만이 유통되고 있다”며“지난해에는 45t분량이 수입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광방기’와 ‘약전방기’는 육안구별이 가능하다. 약전방기는 손가락 굵기의 적갈색을 띠며 절단면은 10개 이상의 방사상의 조직이 있다. 또 작은 점모양의 구멍이 많이 있고 아주 가벼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반면 ‘광방기’는 황백색으로 길이가 6~18cm정도며 단단하고 무거우며 절단면은 약간 분성으로 보인다.


메디팜뉴스 손상대 기자 (news@medipharmnews.com)
기사 입력 시간 : 2005-03-23 01: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