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한약재 '품귀 대란' 가능성 높다"

중금속 허용기준 재설정 시급...카드뮴 관련품목 가장 심각

한국의약신문 주재승 기자/jjskmn@hanmail.net

우리나라의 한약재검사기준이 일본은 물론 중국보다도 지나치게 엄격해 한약재 가격안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향후 일부품목의 원활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한약재 품귀 대란이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약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약재 검사기준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중금속 허용기준으로 꼽히고 있다.

중금속 허용기준은 일본의 경우 감초 등 21개 품목에 한해 중금속 10ppm, 비소 5ppm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중국은 감초, 금은화, 단삼, 백작, 서양삼, 황기 등 6개 품목에 대해 납 5ppm, 카드뮴 0.3ppm, 비소 2ppm, 수은 0.2ppm, 구리 20ppm이하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식물성 한약재 417개 품목을 대상으로 납 5ppm, 카드뮴 0.3ppm, 비소 3ppm. 수은 0.2ppm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여기에 녹용은 비소 3ppm으로 하고, 감초, 결명자, 도인, 반하, 백자인, 빈랑자, 산조인, 원지, 홍화 등 9개 품목(괄루인, 귀판, 목과, 백편두, 연자육, 울금, 육두구, 지구자, 파두, 행인 등 10개 품목 추가예정)은 일본과 중국에는 없는 곰팡이독소 허용기준까지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한약재에 대한 위해물질 허용기준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기보다는 “위해물질은 검출되지 않을수록 좋다”라는 일부 소비자단체들의 주장에 밀려 설정되다보니 해당품목의 수입과정에서 불합격률이 높아지지면서 이제는 의약품용 한약재 수입이 급감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검사기준이 약한 식품용한약재로 반입돼 의약품으로 전용되는 편법이 성행하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행한 ‘2007 보건산업백서’에 따르면 유통 한약재 물량 12만9000톤 중 국산한약재가 5만6000톤(43%)이고, 수입한약재(의약품용)는 2만8000톤(22%)에 불과했다. 반면 식품용한약재는 4만5000톤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한 것이다.

주요 식-의약 공용한약재의 경우 의약품용으로 수입되는 한약재 물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 일부 품목은 의약품용으로는 전혀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목향, 백출, 오약, 우슬, 창출, 택사, 황련 등 7개 품목은 산지에서조차 카드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용역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 품목에 대한 카드뮴 허용기준을 완화하려했으나 일부 소비자단체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는 카드뮴 허용기준을 재설정하지 않을 경우 몇몇 품목은 아예 유통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