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도매협회 차기 회장 선출 논란

‘수석부회장=차기 회장’ 등식 18년 만에 깨져… 25일 총회 영향 미칠지 관심사

노의근 기자, nogija@empal.com

한국한약도매협회(회장 노상부)가 차기 회장 선임 문제로 내부 갈등이 일자 뒤늦게 개입해 조정에 나섰으나 향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약도매협회 차기 회장 선임은 정관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행상 ‘수석부회장’ 제도를 두어 현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이사회를 열어 현 집행부의 수석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지명해왔으며, 이를 정기총회에서 인준 받도록 했다.

이로 인해 초대와 2대 회장을 역임한 최준섭(제일건재약업사) 회장 때 수석부회장을 맡은 윤영진(한림무약) 수석부회장이 3, 4대 회장을 맡았으며, 5대 회장을 역임한 윤석구(평화건재약업사) 회장 역시 3, 4대 집행부의 수석부회장 출신이었다. 노상부(경신약업) 현 회장 또한 5대 집행부 때 수석부회장을 맡았다가 6대 회장에 선임된 것이다.

이러한 관행에 따라 오는 25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되는 제18회 정기총회에서 7대 회장으로 선임될 차기 회장은 당연히 오금진(서진무약) 수석부회장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관행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한약도매협회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놓고 보이지 않는 갈등을 벌여온 오금진 수석부회장과 전 서울‧경인지회장 출신인 이영규(삼진약업사) 부회장 중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오 수석부회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이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 수석부회장=차기 회장’이라는 18년 전통의 등식은 올해 들어와 처음으로 깨지게 됐으며, 이에 따른 논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약도매협회가 차기 회장 선임을 놓고 논란에 휩싸인 것은 노상부 회장이 취임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수석부회장을 선임하지 않다가 지난해 4월 이사회 석상에서 오금진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선임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이영규 부회장은 서울‧경인지회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내가 적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오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온 것이다.

이에 한약도매협회는 협회 출범이후 사상 첫 회장 선출을 위한 경선이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명예회장 등이 나서서 경선 후유증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후보단일화 조정에 나섰으며, 차기 회장을 이 부회장 쪽으로 잠정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오금진 부회장 측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지만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는 등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