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폭탄주로 대표되는 독특한 음주문화로 인해 30~40대의 알콜성 지방간 발생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제로 지방간 발생 환자가 1987년 7%에서 2007년 28%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지방간의 경우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20~30%는 간염으로, 이 중 10%는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지방간 치료는 필수적이다.
그동안 알콜성 지방간 발병에 대한 메커니즘은 상당부분 밝혀졌지만, 이를 이용한 신약개발 시도는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 개발된 지방간 관련 약품은 치료제라기보다는 단순히 간보호 약품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대 약대 기술융합신약개발사업단
이병훈 교수팀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후박의 추출물이 알콜성 지방간 치료가 뛰어나다는 것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신약후보물질을 만들어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독성학 분야 권위지인 '톡시콜로지 앤 어플라이드 파마콜로지' 최신호에 게재됐고, 발명특허도 출원된 상태다.
알콜이 흡수되면 간에서는 지방을 합성해 간 밖으로 배출하게 되는데, 다량의 알콜을 흡수하게 되면 간에서 지방을 합성하는 조직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지방간으로 발전하게 된다. 연구팀이 후박에서 추출.정제한 SPA002라는 물질과 다시 SPA002에서 뽑아낸 유효성분 SPA005을 실험용 쥐에 주입해본 결과 간의 지방조절 유전자를 억제돼 지방간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특허와 기술은 바이오신약 개발업체인
휴온스로 이전돼 알콜성 지방간 및 알콜성
간염 치료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 교수팀은 이번 기술이전으로 선급 기술료 1억3600만원을 받게되고, 연구팀에서 진행할 전임상 및 임상시험 비용까지 지원받게 된다.
연구팀이 만들어낸 SPA002는 천연물신약으로 개발될 예정이기 때문에 전임상시험의 대부분이 면제되므로 1년 내에 임상시험허가 승인신청(IND filing)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되는 알콜성 지방간 및 알콜성 간염 치료제는 임상시험을 거쳐 빠르면 3년 이내에 나올 것으로 기대되며, 치료제가 나올 경우 관련 국내시장에서만 연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